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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ee deok haeng _ 이덕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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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덕행, <Living in a sink #1>, acrylic on canvas, 90.9x72.7cm, 2020.  

빛 바랜 기억 속, 나의 첫 거주지에는 화장실 세면대가 없었다. (보통 세면대라는 공간이 화장실에 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.) 그렇기에 그 당시 부엌에 있는 싱크대는 나에게 있어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는 곳이었다. 싱크대는 나의 몸을 씻는 곳이기도 했던 것이다. 이 작업은 ‘싱크대에서 씻는 인간’이라는 작은 과거 회상에서 시작되었다.

코로나 19가 확산되어 외부활동이 자제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전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었다. 그렇다면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은 어느 정도일까? 건설교통부가 정하는 최소 주거 면적은 1인 가구 기준으로 14㎡다. 이것은 화장실을 포함한 약 4.2평 정도 되는 공간이다. 하지만 쪽방촌이나 고시원 등 최소 주거면적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. 그리고 밖에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는 지금, 어째서인지 집은 더 작게 느껴지곤 한다. 우리가 살아가는 최소한의 공간은 집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집 밖도 포함하기 때문이다.

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코로나 19 영향으로 더 이상 우리는 집 밖, 외부 공간이 결여된 채 살아가고 있다. 활동 반경이 줄어들며 사는 공간이 더 좁게 느껴지고, 집안조차 더더욱 좁게 느껴진다. 그렇다면 최소한의 공간에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, 그리고 그 곳에 무엇이 필요할까.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해줄 수 있는 기능일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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